이 책은 중국-대만 관계, 미중 갈등 속의 동북아 질서 등에 대한 대만인들의 생각의 일단을 보여준다.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민주진보당(민진당) 정치인의 글이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이 책은 흥미 있는 정보들을 많이 제공한다. 마오쩌둥(毛澤東)이 1936년 미국 기자 에드거 스노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조선 인민들이 일본 제국주의의 틀에서 벗어나려 한다면 우리는 저들의 독립을 쟁취하는 전투를 열렬히 지지할 것이며, 이는 대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라면서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든가, 1992년에는 자신을 중국인이 아니라 대만인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17.6%에 불과했지만 2016년에는 그 비율이 51.2%에 달했다는 이야기 등이 그렇다.
저자는 중국과 대만의 관계에 대해 ‘가까운 이웃이자 먼 친척’이라고 규정하면서, 중국에 대해 ‘하나의 중국’ 정책을 ‘하나의 중화’ 정책으로 대체하라고 요구한다. 아울러 “대만·일본·한국·필리핀·캐나다 등 태평양 지역의 민주국가들은 미국이 주도하는 공동의 가치와 소프트파워에 기반한 동맹을 결성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저자는 국민당 정부 시절 최대의 민주화운동이었던 1979년의 메이리다오(美麗島) 사건 주동자 중 한 사람으로 천수이볜 정권(2000~2008년) 시절 부총통 겸 민진당 부주석을 지낸 여성 정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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