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길/기파랑/328면/1만7000원
식민 시기부터 해방기와 전쟁 후까지, 시대를 생생히 기록한 소설이다. 11명의 작가 그들의 삶과 글에서 건져낸 우리 문학의 소중한 한 페이지. 한반도와 간도의 ‘2등 신민(臣民)’의 삶을, 해방기 이념 대립 속 ‘깃발의 폭력’을, 전쟁과 전후(戰後)를 온몸으로 겪은 그들, 누가 이들을 ‘전후작가’라 싸잡아 말하는가. 그 생생한 시대의 기록을 어찌 ‘전후소설’이라는 한마디로 간단히 얼버무릴 수 있겠는가?
라이언 홀리데이/책세상/416면/1만9500원
이것은 ‘음모’에 관한 책이자 누군가 생각 없이 저지른 잔인한 죄를 벌하고자 10년을 공들인 억만장자의 이야기다. 2007년, 고커 미디어가 운영하는 블로그에 억만장자 피터 틸이 게이임을 폭로하는 짧은 게시물이 올라왔다. 그로부터 약 10년 후, 고커는 플로리다 법정에서 헐크 호건에게 1억400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고 파산 신청을 한다. 언뜻 보기에 무관한 듯한 두 사건은 어떻게 연관되어 있을까?
이영환 외/앵글북스/456면/2만원
한국은 그동안 서양의 시스템을 모방하면서 성공을 거둬왔다. 그러나 기술, 환경, 문화, 철학까지 모든 것이 바뀌는 대전환의 시대를 맞이하면서 이제 우리는 ‘추종자’의 한계를 넘어 자본주의의 미래, 인류의 미래를 위한 보다 새롭고 통합적인 대안이 필요한 시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현재 국내외의 수많은 지식인과 기업인, 나아가 미래 정책을 설계하는 이들의 주요 관심사와 고민이 여기에 있는 이유다.
롯데지주/나남출판/424면/2만5000원
이 책은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 명예회장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삶과 철학을 체계적으로 다음 세대에 전달하고자 쓰인 최초의 신격호 회고록이다. 이병철 삼성 회장, 정주영 현대 회장 등과 함께 대기업 창업 1세대를 대표하는 신격호 회장은 1967년 롯데제과로 시작해 200여 개 계열사를 거느린 롯데그룹을 창조해냈지만, 개인적 면모나 삶은 잘 알려지지 않은, 대한민국 경제사의 조용한 거인이었다.
켄 피셔·라라 호프만스/길벗/396면/1만9800원
한 번의 잘못된 실수가 투자 전체를 실패로 만들어버릴 수 있음을 이해한다면, 나의 투자 오류가 어디서 비롯되는지 확인하고 검증할 필요가 있다. 복잡한 자본시장과 주식시장에서 ‘실수를 줄이는 방법’을 알면 성공적인 투자자가 될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 《투자의 배신》은 50가지의 시장 상식이 얼마나 치명적인 투자 실수를 유발할 수 있는지 명백하게 보여준다.
패트릭 벳 데이비드·그레그 딘킨/부키/448면/1만8000원
남보다 빠르게 성취를 이루어내고, 판을 선점하는 사람들에게 흔히 ‘혜안’이나 ‘안목’ ‘통찰력’이 있다고 말한다. 그들은 멀리 내다보고, 남보다 빠르게 움직이며, 끝없이 성장한 끝에 뛰어난 조직과 거대한 기업을 일구어낸다. 저자는 일반 영업 사원에서 직원 1만5000명 규모 기업의 CEO가 되기까지 자신이 30년 경험에서 익힌 남보다 딱 ‘다섯 걸음’ 앞서나가는 ‘비즈니스 예측의 기술’을 제시한다.
카이스트 미래전략연구센터/김영사/608면/2만5000원
코로나19를 뛰어넘는 바이러스가 몇 년마다 등장한다면?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상 인물이 세계 정치를 좌지우지한다면? 50도가 넘는 폭염이 계속된다면? 국내 최고의 미래 연구·교육기관인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미래전략연구센터가 매년 발간하는 미래 보고서 《카이스트 미래전략 2022》에서는 650여 명의 전문가가 참여해 인류에 의해 일어나는 극단적 사건, ‘X이벤트’를 살펴본다.
마틴 셀리그먼 외/웅진지식하우스/480면/2만5000원
‘호모 사피엔스’는 인간에 대한 설명으로 과연 충분한가? 인간을 지혜로운 존재로 만드는 본질적인 능력은 무엇인가? 그것은 미래의 가능성을 시뮬레이션하는 능력, 바로 전망 능력이다. 긍정 심리학의 창시자 마틴 셀리그먼을 비롯한 3명의 세계 최고의 석학은 《전망하는 인간, 호모 프로스펙투스》에서 오직 가능성에 대한 믿음으로 움직이는 인간, ‘호모 프로스펙투스’의 작동원리를 밝힌다.
최용범·함규진/페이퍼로드/360면/1만6800원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을 뽑는 선거와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치러지는 2022년을 앞두고 우리는 간과하고 있지는 않은가. 코로나19 복합위기 상황을 돌파해나갈 인물난이 얼마나 심각한지? 숙주의 생리작용을 맘껏 활용하며 정부를 느림보로 만드는 기생충 간신들이 활개를 친다면? 망한 조직에 멍한 리더가 있고, 멍한 리더를 부추기는 간신이 있다. 간신은 기업이나 국가를 패망의 길로 이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푸른길/456면/2만5000원
이 책은 개발의 시대를 상징하고, 강변의 낭만, 한강을 조망하는 아파트와 카페, 그리고 유람선과 같은 것들을 떠올리는 한강과는 달리, 한강에 대한 여러 학자의 애정과 남북한 공동의 미래를 밝혀주리라는 염원이 담긴 이 분야 최초의 학술서이다. 이 책을 통하여 한강 하구가 전 지구적 차원의 문제들과 어떻게 맞물려 있는지 총체적으로 들여다보며 한강 하구의 진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박주영/모로/384면/1만7000원
형사법정에 올라온 사건들은 주로 한 단어나 문장으로 정리된다. 법정 밖 사람들에게 형사법정은 유무죄를 가리는 곳에 지나지 않지만, 기사 한 줄과 형량 너머 법정에는 뭉개지고 흐려진 ‘얼굴들’이 존재한다. 《어떤 양형 이유》로 독자를 눈물 흘리게 했던 박주영 판사는 다양한 이유로 형사법정에 오게 된 얼굴들의 서사를 기억하기 위해 코를 끅끅 삼키며 쓰고 또 썼다.
송현수/엠아이디미디어/248면/1만5000원
놀랍게도 우리는 이미 동식물들로부터 많은 모티브를 얻고 있다. 상어의 날렵한 측면부에서 비롯된 수영복, 늘 적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흰개미 집을 모티브로 한 건축물 등, 동식물들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은 대담하고 재치 있고 그래서 매혹적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동식물의 별나고도 아름다운 생존 방식에 새롭고도 흥미로운 생각거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노성호/뿌브아르/256면/1만9000원
이 책은 한마디로 ‘한류의 뿌리’에 대한 책이다. BTS와 영화 〈기생충〉,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대한 환호, 지구상 곳곳에서 한류는 여름이 오기 직전인 6월의 기세를 닮았다. 저자는 한류를 내세운 한국 문화가 이제 막 세상에 본격적으로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고 봤다. 하나 한류로 셀럽이 된 한류 스타나 한류의 혜택을 나름 받는 한국 사람이나, 정작 한류의 뿌리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 같은 느낌이다.
이창복/김영사/304면/1만3800원
TV에서 복부 지방을 없애는 운동법을 보고 따라 하려다 문득 스스로 노인임을 알게 되어도, 자꾸만 무릎이 뒤틀려 걸음걸이가 불안정해져도, 거울에 비친 주름살을 보면서 청춘을 동경하다가도, 늙음이 부끄럽지 않고 당당한 노년의 삶의 모습들. 황혼은 여명보다 아름답기에, 꽃잎은 떨어지지만, 꽃은 지지 않기에, 참 좋은 노년의 삶. 결국 우리는 늙어갈수록 더욱더 새로워진다.
최길성/타임라인/304면/1만5000원
6·25전쟁을 통해서 본 참전군인, 특히 미군들에 의한 민간인 성폭행의 참상과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서 미군기지 주변에 유곽을 설치하고 매춘부들을 끌어들임으로써 더 이상의 성폭행이 없어지고, 전쟁통임에도 동네에는 새로운 활력이 생겨나고 다양한 돈벌이의 기회가 생기는 등의 목격담을 문화인류학자의 시각으로 풀어낸 ‘6·25전쟁과 미군, 그리고 성(SEX)’에 관한 담론서다.
애슐리 니스/책사람집/180면/1만5000원
무너진 내 몸과 마음의 균형을 찾아주는 맨 처음 처방. 미국 아마존 건강·스트레스 관리 분야 베스트셀러. 숨은 정지 버튼이자, 새로 고침 버튼! 요가, 명상, 호흡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전문가들과 같이 공부하고 지난 10여 년 동안 수많은 이와 함께 휴식과 회복의 시간을 나눈 젊은 마스터 애슐리 니스가 펴낸 무너진 내 몸과 마음의 균형을 찾아주는 ‘숨’에 관한 친절한 안내서다.
성유미/다산초당/364면/1만7000원
감정에 대한 오래된 오해가 있다. 이성보다 감정은 나쁜 것이란 오해다. 이 책은 인간 존재의 처음과 끝인 감정의 문제에서 시작해서 재미있는 삶, 행복한 인생까지 다양한 주제들 속에서 핵심만 추려 다루었다. 활력 없는 일상에서 건강한 터닝 포인트를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지 이 책은 일상적인 에세이와 전문적인 정신분석학 지식을 넘나들면서 흥미롭게 전한다.
한동일/흐름출판/288면/1만6000원
《믿는 인간에 대하여》는 《라틴어 수업》의 저자 한동일이 공부하는 학자로서 예루살렘에서 보낸 한 달의 경험과 자기 삶을 바탕으로, 오늘날 종교 공동체와 인간이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해 돌아본 책이다. 저자는 유럽 역사를 들여다보며 지금과 같이 혼란한 시기가 과거에도 있었음을 짚어내고, 고통과 환란의 시대에 신을 찾았던 사람들을 이야기한다.
타카쿠라 노부유키/소보랩/196면/1만3000원
작은 공간에서도 힘들지 않게 실천할 수 있는 스트레칭과 마사지, 우리 몸속 균형을 바로잡는 3분 호흡법, 먹으면 바로 혈관이 확장되는 효과가 나타나는 차와 음식 재료 등 일상에서 실천 가능한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고 독자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골라서 실천하기를 권한다. 또한 실제 임상에서 환자들을 대하면서 고스트 혈관과 개선법에 대한 상담 내용을 통해 독자들의 궁금증도 없애주고 있다.
콜슨 화이트헤드/은행나무/468면/1만6000원
미국의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퓰리처상을 두 번이나 수상하는 기념비적인 기록을 세운 콜슨 화이트헤드의 신작 《할렘 셔플》이 출간됐다. 강렬하고 생생한 언어로 미국의 노예제도와 인종차별을 비판한 퓰리처상 수상작들을 비롯해 사회구조의 문제를 파헤친 SF소설 《직관주의자》 등 끊임없이 폭넓은 주제와 장르에 도전하며 문학적 지평을 넓혀온 작가는 이번 신작에서 케이퍼 픽션을 선보인다.
양부현/알투스/200면/1만4300원
힘들게 열심히 살아왔음에도 이제 어디로 가야 할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한 주인공에게 스카치캔디와 함께 건네진 할머니의 비밀주머니. 그 속에 주인공이 갈망했던 답이 들어 있었다. 간절한 꿈과 그 꿈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현실의 사이에서 막막해질 때 스카치캔디 할머니를 만나러 가보자. 그러고 할머니가 주시는 비밀주머니를 살며시 열어보자.
조너선 프랜즌/은행나무/872면/2만원
전미도서상 수상작이자 《타임》 선정 100대 영문 소설 《인생 수정》과 ‘미국의 위대한 소설가’라는 극찬을 듣게 한 《자유》로, 미국 최고의 작가로 손꼽혀온 조너선 프랜즌의 6년 만의 신작이다. 20여 개 언론 매체로부터 2021년 가을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힌 이 소설은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한 가족사로, 10월 초 출간 즉시 미국 아마존·《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브누아 필리퐁/위즈덤하우스/412면/1만5800원
이 소설은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본 갬블링 세계로의 초대’를 표방한다. 개성 뚜렷한 등장인물, 영화를 보는 듯한 묘사와 속도감 있는 전개, 복수극에 대한 몰입은 포커라는 소재를 한층 더 매력적으로 부각시킨다. 평생의 트라우마를 안겨준 가부장적인 아버지에게 복수하기 위해, 여성이 배제된 남자들의 세계인 포커판에서 총과 카드를 들고 토네이도와 같이 질주하는 막신의 행보를 지켜보며, 독자들은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느낄 것이다.
나채훈/행복한시간/1016면/2만8000원
이 책은 1300여 년 전 중국의 대표적 폭군으로 꼽히는 수양제에 대항해 새로운 시대를 연 당 태종 이세민이라는 인물의 일대기라고 해도 좋을 만큼 그의 이야기가 주종을 이룬다. 더불어 그를 둘러싸고 있던 개혁적인 면모라든가 선구적인 태도, 자신을 불태움으로써 대의에 도달하는 자세, 인간적 욕망과 종교적인 자세 등등 수많은 역사적 인물들의 이야기가 함께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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