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채는 물기 없애고 드레싱은 가급적 적게 써야
⊙ 익히지 않은 채소를 드레싱으로 버무려 차게 먹는 음식이 샐러드, 해파리 냉채도 샐러드의 일종
⊙ 정통 발사믹 식초는 이탈리아의 포도 품종인 ‘트레비아노’나 ‘람부르스코’의 즙을 농축 후 숙성시켜
    만들어
⊙ 육류, 견과류 등의 부재료 십분 활용하면 다양한 샐러드의 세계 즐길 수 있어

이용재
⊙ 한양대 건축과 졸업. 미국 조지아 공대 건축학 석사.
⊙ tvs디자인(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소재) 근무-두바이 포함 해외 프로젝트 담당.
⊙ 저서: 《일상을 지나가다》 《모든 것을 먹어본 남자》(번역).
‘월도프 아스토리아(Waldorf Astoria)’는 뉴욕 맨해튼에서도 가장 유서 깊은 호텔 중 하나다. 1950~ 60년대에는 맥아더 장군이 장기 투숙한 적도 있으며, 루스벨트 대통령 등을 포함한 유명 인사들을 위한 호텔 전용 플랫폼이 그랜드 센트럴 역(Grand Central Terminal Station)에 있을 정도다. 하지만 이 유서 깊은 호텔의 이름을 사람들의 기억에 각인시키는 주인공은 정작 한 그릇의 샐러드다. 이름하여 ‘월도프 샐러드(Waldorf Salad)’, 월도프 아스토리아의 전신이었던 월도프 호텔에서 1893~1896년 사이에 개발되었다고 전해 내려온다.
 
  메트르 도 텔(Maitre d'hotel·호텔이나 그에 딸린 레스토랑의 총지배인을 의미)인 오스카 치어키(Oscar Tschirky)는 조리사가 아니었음에도 음식에 조예가 깊어 호텔에서 제공하는 많은 요리의 개발에 관여했고, 훗날 요리책을 펴내기도 했다. 사과와 셀러리, 호두를 마요네즈로 버무려 양상추 잎에 올려 내는 월도프 샐러드는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 뿌리를 지켜 가며 호텔의 이름을 알리는 문화적 상징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드레싱에 따라 맛 달라져
 
  ‘샐러드(Salad)’라는 다섯 글자 영단어 속에는 조금 과장해 우주가 들어앉아 있다. 엄청나게 넓은 범위의 음식을 지칭하기 때문이다. 익히지 않은 채소를 ‘드레싱(dressing)’으로 버무려 차게 먹는 음식을 기본적으로 샐러드라고 일컫지만, 콩이나 기타 곡식류, 밀가루 국수인 파스타, 달걀, 감자 등을 주재료로 써 포만감을 주는 샐러드도 많다. 서양의 시각에서 보자면 버무린 채소이므로 우리나라의 나물은 물론이거니와, 육류나 치즈, 견과류 등도 더하므로 육회나 해파리 냉채 또한 샐러드의 울타리 안에 연착륙 가능하다. 심지어 냉기만 가실 정도로 볶거나 드레싱을 따뜻하게 데워 재료와 섞어도 샐러드이다.
 
  이렇게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므로, 샐러드를 하나의 틀에 집어넣어 정형화하려는 시도는 사실 큰 의미가 없다. 그러나 보다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요령을 찾는다는 측면에서의 담론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서양음식의 구성을 극도로 단순화하면 ‘소스(sauce)+재료’라는 공식을 도출할 수 있다. 서양음식의 원류라고 할 수 있는 프랑스식 구성이다.
 
  소스는 원재료에 곁들이는, 비교적 점도가 높은 액상의 양념(condiment)이다. 원재료의 맛을 한층 더 북돋워 주는 역할을 하지만 소스가 더하는 촉촉함 또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씹히는 맛이 두드러져도 크게 문제가 될 것 없는 우리 음식과 달리, 서양 음식은 가급적 힘을 많이 들이지 않고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상태를 대전제로 삼기 때문이다. 이렇게 서양 음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소스가 샐러드를 위해 쓰일 때 드레싱이라고 일컫는다.
 
  드레싱 또한 소스의 한 종류이므로, 그 역할이 원칙적으로 같다. 재료를 한데 아울러 주는 동시에 촉촉함을 더하고, 맛의 측면에서는 선택과 집중에 도움을 준다. 채소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종류에 따라 지나치게 두드러질 수 있는 쓴맛을 가려 준다거나 하는 식이다. 이러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드레싱은 기본적으로 지방과 산(酸)의 조합이다.
 
 
  발사믹 식초는 자제해야
 
위) 양상추로 만든 페타치즈 샐러드.
아래) 비트오렌지샐러드.
  지방은 ‘멍석’으로, 전체적인 맛을 증폭 및 전달하는 매개체이다. 돼지 삼겹살이 우리나라에서 사랑받는 이유가 고기보다 비계, 즉 지방의 두터운 맛 때문인 것과 같은 원리다. 산은 지방에 상보적(相補的)이다. 그 신맛으로 지방의 느끼함을 덜어 주는 한편 입맛을 돋워 준다. 한마디로 맛의 방점을 찍어 주는 역할을 한다.
 
  얼마든지 세분화할 수 있지만, 맛의 매개체인 지방의 종류에 따라 샐러드드레싱은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올리브 또는 유채 기름 등의 액상 식물성 기름에 산을 더한 ‘비니그렛(Vinaigrette)’이다.
 
  산과 기름을 1:2~3 정도의 비율로 섞고 소금과 후추, 마늘을 비롯한 갖은 양념으로 풍미를 더하는데, 이 산과 기름의 기본 배합 비율만 알고 있으면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다. 먹고 남은 과일 잼 병 등에 모든 재료를 한데 넣은 다음 새지 않도록 뚜껑을 꽉 덮고 힘차게 흔들어 섞어 주기만 하면 된다.
 
  쉽게 살 수 있는 병입(甁入) 샐러드드레싱에 함유된 ‘잔탄 검(Xanthan Gum)’ 등의 증점제(增粘劑)를 비롯한 식품 첨가물이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놓고 벌어지는 논란의 최전선에 있는 설탕의 대체품인 액상과당(고과당 옥수수시럽·High Fructose Corn Syrup·원래 달지 않은 옥수수시럽, 즉 물엿을 화학적 가공을 통해 설탕보다 훨씬 더 달게 만들어 저렴한 대체품으로 쓴다)이 그리 달갑지 않다면 손쉽게 선택할 수 있는 ‘수제(手製)’ 대안이다.
 
  한편 산의 경우 그 선택의 폭이 의외로 넓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이탈리아의 ‘발사믹(balsamic)’만이 약방의 감초처럼 남용(濫用) 및 남발(濫發)되는 경향이 있다. 정통 발사믹 식초는 이탈리아의 포도 품종인 ‘트레비아노(Trebbiano)’나 ‘람부르스코(Lambrusco)’의 즙을 농축 후 숙성시켜 만드는데, 신맛은 물론 단맛도 강해 샐러드보다는 스테이크 등에 한두 방울만 더해 방점을 찍는 역할로 많이 쓰인다.
 
 
  감귤 즙도 훌륭한 재료
 
  대량 생산된 발사믹 식초는 대부분 숙성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신맛은 그렇다고 쳐도 단맛마저 너무 두드러져 섬세한 채소의 맛을 윽박지르는 경향이 있으므로 샐러드에 그다지 바람직한 조합이 아니다. 게다가 남북으로 긴 지형의 이탈리아에서 발사믹 식초의 원산지는 북부의 ‘레지오-에밀리아(Reggio-Emilia)’ 또는 인접한 ‘모데나(Modena)’이므로 남부의 시칠리아와 같은 지방에서는 발사믹 식초를 잘 쓰지도 않는다.
 
  결론적으로, 모든 샐러드에 천편일률적으로 발사믹 식초를 쓸 이유가 없다. 이는 이탈리아 요리 전문가이며 작가인 박찬일 셰프(레스토랑 ‘라 꼼마’)가 기회 있을 때마다 자신의 저술을 통해 밝히는 바이기도 하다.
 
  발사믹으로부터 눈을 돌릴 수만 있다면 식초 한 가지만으로도 같은 샐러드에 얼마든지 다양한 표정을 불어넣을 수 있다. 기본적인 레드·화이트 포도주는 물론 샴페인, 스페인의 주정 강화 와인 셰리 식초 등도 백화점 및 마트의 식품 코너에서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발효를 통해 톡 쏘는 신맛이 이들 식초의 성향이라면, 레몬으로 대표되는 감귤류(citrus)의 즙은 그에 비해 훨씬 부드러우므로 지나친 신맛이 부담스러운 사람에게는 좋은 선택이다. 감귤류의 가장 겉껍질을 ‘제스트(Zest)’라고 부르는데 특유의 향이 농축돼 있으므로 깨끗이 씻어 강판으로 곱게 갈아 비니그렛에 섞으면 그 향의 정수(精髓)를 즐길 수 있다.
 
  한편 지방의 경우 많이 쓰는 ‘엑스트라 버진(Extra Virgin, 산도 0.8%이하)’ 올리브기름은 특유의 향이 강한 반면, 유채기름은 좀 더 중립적이므로 정황에 맞게 골라 쓰면 된다.
 
  두 번째 유형은 요거트(yogurt)를 비롯한 유제품 및 발효 유제품 바탕인 드레싱인데, 재료(식용유와 계란 노른자)로 따지면 첫 번째 유형에 속할 수도 있지만 그 특유의 유화(乳化) 과정으로 유사한 물성(높은 점도의 액상)을 지니는 마요네즈 또한 이 유형에 속한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다는 ‘랜치(Ranch)’, 미국과 캐나다 사이의 세인트로렌스 강 인근 지역에서 비롯되어 이름을 얻었다는 ‘사우전드 아일랜드(Thousand Island)’, 단맛으로 패밀리 레스토랑 등에서 인기를 끄는 ‘허니 머스터드(Honey Mustard)’ 등이 있다.
 
샐러드가 맛있는 식당(필자 추천)

 
  채소 위주이므로 주요리보다는 곁들이 음식으로 인식되는 것이 샐러드의 현실이지만, 최근에는 스테이크 하우스를 표방한 레스토랑 등에서 한 끼 식사로도 먹을 수 있는 다양한 샐러드를 선보이고 있다.
 
 
  이태원
 
  ◎ 부자 피자 Pizzeria D'Buzza, 02-794-9474
 
채소를 식초와 올리브기름에 가볍게 버무린 후 각종 치즈와 오렌지와 같은 과일을 얹고, 도우로 만드는 ‘공기빵’을 곁들여 한 끼 식사로도 부족함이 없는 이태원 ‘부자피자’의 ‘부자 샐러드’.
  11월에 문을 연 부자 피자는 이름 그대로 피자 전문점이지만 피자 도우에 들이는 성의를 샐러드에도 아끼지 않는다. 쌉쌀한 맛 두드러지는 채소를 식초와 올리브기름에 가볍게 버무린 바탕 위에 각종 치즈며 오렌지와 같은 과일로 표정을 불어넣었다.
 
  여기에 피자와 같은 도우로 만드는 ‘공기빵(Pane di Vapore·이름 그대로 공기빵. 피자도우를 반으로 접어 구워 가운데에 공기가 차 있다)’을 곁들이면 한 끼 식사로도 부족함이 없다. 손으로 결을 살려 뜯은 생 모차렐라 치즈의 고소함이 토마토의 단맛과 잘 어우러지는 카프레제 샐러드, 이탈리아 북동부가 원산지인 쌉쌀한 맛의 아시아고 치즈(Asiago Cheese)와 호두를 곁들인 부자 샐러드 등이 있다. 가격대는 1만원대 중반.
 
 
  ◎ 이스트 빌리지 East Village, 02-790-7782
 
한우 채끝과 각종 채소를 간장과 들기름 바탕의 드레싱으로 버무린 서울 이태원 ‘이스트빌리지’의 ‘한우샐러드’.
  ‘한식 비스트로(bistro·파리에서 비롯된 수수한 분위기의 레스토랑)’를 표방하는 이스트 빌리지는 서양 요리에 한식의 재료와 양념을 접목한 음식을 선보인다. 해산물은 아침마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셰프가 직접 들여오고 간장을 비롯한 양념류 또한 발품을 팔아 고른, 성의 있게 만든 제품들을 써 음식에 그대로 드러난다. 한우 채끝과 각종 채소를 간장과 들기름 바탕의 드레싱으로 버무린 샐러드 1만9000원.
 
 
  청담동
 
  ◎ 부처스 컷 Butcher's Cut, 02-543-7159
 
각종 양상추 위에 토마토, 바삭하게 구운 베이컨, 구운 닭가슴살, 삶은 계란과 아보카도 등을 올린 청담동 ‘부처스 컷’의 ‘콥 샐러드’.
  미국식 스테이크 하우스를 표방하는 레스토랑답게 몇 종류의 미국식 샐러드를 선보인다. 각종 양상추 위에 토마토, 바삭하게 구운 베이컨, 구운 닭가슴살, 삶은 계란과 아보카도 등을 올린 콥 샐러드(Cobb Salad)가 1만8000원인데 한 끼 식사로 충분할 정도로 양이 많다.
 
  위의 두 레스토랑에 비한다면 재료의 선도를 비롯한 완성도가 떨어지므로 다양성을 맛본다는 측면에서 추천한다는 점을 명시하고자 한다. 콥 샐러드의 유래에 대해서는 다양한 이야기가 있는데, 대부분 1930년대 할리우드의 레스토랑 주인 로버트 하워드 콥(Robert Howard Cobb)과 관련이 있다. 부처스 컷의 이태원점(02-798-8782)과 광화문점(02-318-0973)에서도 같은 샐러드를 맛볼 수 있다.
 
 
  세계의 샐러드
 
  월도프 샐러드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의 많은 샐러드가 나름의 이야기며 역사를 지니고 있다. 프라이드치킨의 곁들이 음식으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코울슬로(Coleslaw)’는 미국의 또 다른 대표 샐러드인데, 18세기 양배추 샐러드를 의미하는 네덜란드어 ‘koolsalade’의 축약형 ‘koolsla’가 영어화해 자리 잡았다. 아일랜드에서 매 월말 남은 야채와 크림으로 버무려 먹던 샐러드가 그 원형으로 채 썬 양배추를 주원료로 당근 등을 함께 버무려 치킨은 물론 바비큐 등에 곁들여 먹는다.
 
  그 이름 때문에 이탈리아 출신으로 오해하기 쉬운 시저 샐러드(Caesar Salad)는 엄밀히 따지자면 역시 미국산이다. 이름이 ‘시저(시저 카르디니 Cesar Cardini)’인 이탈리아 이민 출신 미국인이 미국과 멕시코의 본인 소유 레스토랑에서 처음 선보였기 때문이다. 아주 살짝 익히거나 아예 날 것인 계란 노른자를 바탕으로 생마늘, 우스터소스(Worcestershire sauce), 레몬즙 등으로 만든 드레싱을 로메인 상추에 가볍게 버무려, 바삭함을 더해 주는 구운 빵조각 ‘크루통(Crouton)’과 곱게 간 파르메지아노 치즈를 더해 낸다.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안초비를 포크로 으깨는 것부터 시작, 손님의 식탁 바로 앞에서 드레싱을 만들어 즉석으로 버무려 주기도 한다. 이탈리아식 멸치젓이라고 할 수 있는 안초비(Anchovy)는 드레싱에 그 특유의 강한 맛과 향을 불어넣는데, 시저 카르디니가 처음 선보였을 때는 넣지 않았다고 한다.
 
  프랑스와 함께 서양 요리의 세계를 양분하는 이탈리아이므로 사실 시저 샐러드의 부재에 큰 타격을 받지는 않는다. 이탈리아의 대표 샐러드라면 먹다 남은 빵과 토마토를 올리브기름과 식초로 버무린 피렌체 지방의 샐러드 ‘판자넬라(Panzanella)’와, 이름처럼 지중해 카프리 섬에서 비롯되었다고 알려진, 토마토와 생 모차렐라 치즈의 ‘카프레제(Carprese)’를 들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시저와 카프레제 샐러드에 발사믹 식초를 끼얹어 내는 경우를 왕왕 볼 수 있는데, 이는 음식의 기원 및 전통에도 반하는 것은 물론 맛의 균형 측면에서도 바른 선택이 아니라는 점을 확실히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한편 프랑스의 대표주자는 ‘니수아즈 샐러드(Nioise salad)’다. 그 이름처럼 남동부 니스(Nice) 지방에서 비롯되었는데 양상추와 토마토, 삶은 계란 위에 참치 통조림과 안초비, 지역의 특산물인 ‘카이에티에르 올리브(Cailletier Olive)’를 담아 낸다. 러시아에서는 1860년대 모스크바의 대표 레스토랑 ‘에르미타주(Hermitage)’의 셰프 루시엔 올리비에(Lucien Olivier)가 개발, 인기 메뉴가 된 ‘샐러드 올리비에(Salad Olivier)’가 있다. 들꿩과의 조류 뇌조(雷鳥)의 고기, 송아지 혀, 캐비어, 가재, 훈제 오리 등의 주재료를 마요네즈의 일종인 드레싱으로 버무리는데, 그 정확한 레시피는 알려진 바가 없다고 한다. 러시아어권에서는 이 올리비에 샐러드와 칠면조에 샴페인을 곁들여 새해 음식으로 먹는다.
 
 
  바로 만들어 먹어야 맛있어
 
야채 탈수기.
  이렇게 뼈대 있는 족보를 자랑하는 것들뿐만 아니라 아무 내세울 구석 없는 무명용사 또한 식탁을 환히 밝힐 수 있다는 측면에서 샐러드는 매력적인 음식이다. 초심자라도 손쉽게 만들어 즐겁게 먹을 수 있다는 의미인데, 다음의 아주 간단한 사항 몇 가지만 지켜 주면 된다. 먼저, 채소의 경우 잘 씻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거니와 적절한 탈수가 정말 중요하다.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지 않고 드레싱으로 버무리면 맛이 흐려지기 때문이다. 손으로 쥐고 흔드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니 원심력을 이용한 야채 탈수기를 권한다. 하나 갖춰 놓으면 고기에 곁들이는 쌈 채소에도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드레싱의 경우 채소 본래의 맛을 살린다는 측면에서 과도하게 쓰지 않는다. 채소에 살짝 묻을 정도가 좋은데, 이럴 경우 소금과 후추로 채소에 직접 간을 해 드레싱은 맛만 전담하도록 부담을 덜어 주는 것이 핵심이다. 드레싱이 지나치게 많으면 삼투압 현상으로 인해 채소의 숨이 금방 죽고, 그 물기로 인해 맛 또한 희석되는 설상가상(雪上加霜)의 상황이 벌어진다. 샐러드는 바로 만들어 먹을 때 가장 맛있다.
 
  채식을 비롯한 샐러드의 영양학적 측면은 그 자체만으로 방대한 주제이므로 이번 글에서는 다루지 않고자 한다. 다만 단순히 맛의 측면만 놓고 보더라도 육류, 견과류, 치즈 또는 올리브와 같은 부재료들이 채소 일색일 경우 밋밋할 수 있는 샐러드에 풍미를 더할 수 있으므로 다양하게 시도해보기를 권한다.
 
  모든 재료의 조리 요령을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손쉽게 단백질을 보충해 주는 계란 잘 삶는 방법만은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냄비에 계란이 잠기도록 물을 넉넉하게 부어 불에 올린다. 물이 끓으면 불에서 내려 6분 동안 그대로 둔 다음 찬물에 바로 식혀 껍데기를 벗기면 흰자와 노른자가 모두 부드러워 샐러드에 제격인 상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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